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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7'사전에 없는 이름' — 안상호와 2026년의 질문기록 2

몰랐다는 말

2026.08.171번째 기록3 분 분량

핵심그의 증조부는 친일인명사전 4,389명에도, 국가 공인 1,006명에도 없습니다. 누가 알았고 몰랐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겠지만, 알 수 없게 놔둔 책임은 우리의 몫입니다.

한 배우가 방송에서 증조부를 자랑했습니다. 한양에 최초의 서양식 병원을 열었고, 고종을 진료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의 흔한 자부심이었습니다.

며칠 뒤 그 이름이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1916년 평의원 명부에서 발견됐습니다. 총독부 기관지에 동화된 생활을 자랑한 기록도 함께 나왔습니다. 광복절을 앞둔 8월이었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결정을 요구하고, 잔인하게도 그 결정에 책임을 묻습니다. 다만 이번에 책임을 추궁당한 사람은 아무 결정도 내린 적이 없습니다. 태어나기 전의 일을 자랑했을 뿐이고, 알게 되자 사과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는 그 시대를 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때의 선택을 판결할 수 있을까요.

순응한 사람의 후손이 넉넉하고 항거한 사람의 후손이 곤궁한 지금을, 옳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물려받은 재산을 이유로 자식이 평생 사죄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모순이 역사가 원한 결과일 리는 없습니다.

그는 몰랐다고 했습니다. 소속사는 처음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가, 명부에 이름이 실재함을 확인하고 그 답변을 사과했습니다.

그 말을 그대로 믿을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다만 알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일지 모릅니다. 그의 증조부는 4,389명이 실린 친일인명사전에도, 국가가 공인한 1,006명 명단에도 없습니다. 온라인에서 무료로 찾아볼 수 있는 공식 검색 서비스는 지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가 알았고 몰랐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게 놔둔 책임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그러니 후손에게 물을 것은 사죄가 아닙니다. 죽은 사람은 사과할 수 없고, 산 사람은 짓지 않은 죄를 갚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죄는 사람에게 묻지만, 재산은 부당이득에 묻습니다. 오는 12월이면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16년 만에 다시 문을 엽니다. 이번에는 후손이 이미 팔아넘긴 재산의 대금까지 추적합니다. 사람을 심판하지 않고도 책임을 묻는 방법은 이미 있습니다.

사람에게 남는 것은, 그래서 하나뿐입니다.

역사는 심판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기록을 요구합니다.

심판에는 시효가 있지만 기록에는 시효가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음 세대가 같은 질문 앞에서 "몰랐다"고 말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칼럼안상호친일인명사전연좌제2026
※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면 근거와 함께 알려주시면 확인 후 본문을 수정하고 수정 사실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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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몰랐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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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향한 욕설과 위협은 지웁니다. 후손을 조상의 행위로 비난하는 글도 지웁니다(연좌제 금지). 사실에 대한 반박은 근거와 함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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